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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찍그림..그리고 글임

[감성포토 #23]다시 피어나는 자리

by 육아육아 2012. 11. 11.

 

 

네가 떠난 자리에 화분을 놓았다

 

달무리같이 대지를 부옇게 흐려놓은 낙엽을 보며

시나브로 다가오는 언 바람을 느끼며

너의 온기를 잃은 나무 의자가 춥지 않도록

자그마한 화분 하나로 덥혀주었다

 

 이렇게 여린 화분으로

몸을 덥힐 수 있다는걸

이렇게 빛바랜 눈물로

몸을 얼릴 수 있다는걸

애써 부정했었다

 

화분을 바라보니

투명처럼 앉아 붉게 웃고 있는

너의 소리가 선명해진다.

 

돌아오는 따스한 날

까맣게 얼어버린 나무 의자를

너의 온기로만 녹이리라

두번 다시 차갑게 만들지 않으리라

 

- 부암동 라 갤러리의 담벼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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