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떠난 자리에 화분을 놓았다
달무리같이 대지를 부옇게 흐려놓은 낙엽을 보며
시나브로 다가오는 언 바람을 느끼며
너의 온기를 잃은 나무 의자가 춥지 않도록
자그마한 화분 하나로 덥혀주었다
이렇게 여린 화분으로
몸을 덥힐 수 있다는걸
이렇게 빛바랜 눈물로
몸을 얼릴 수 있다는걸
애써 부정했었다
화분을 바라보니
투명처럼 앉아 붉게 웃고 있는
너의 소리가 선명해진다.
돌아오는 따스한 날
까맣게 얼어버린 나무 의자를
너의 온기로만 녹이리라
두번 다시 차갑게 만들지 않으리라
- 부암동 라 갤러리의 담벼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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