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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12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이별이 아픈 이유는 한 쪽은 이별의 의지가 없지만, 그 자신에겐 선택권도 없다는 사실이다. 차갑게 돌아선 마음 뒤에서 울고 있는 내 가슴은 아직도 뜨거운데,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소금이 되어 떨어지도록……. 어차피 이별인 것을……, 머리로는 쿨하게 보내주어야지 생각하면서도 가슴으로는 쉽게 사랑을 떠나보내질 못하고 온갖 궁상을 떨고 만다. 어차피 이별이기에……. 사랑은 서로 했고, 나 또한 상처를 받았는데, 왜 나만 이토록 구질구질하게 사랑을 구걸하고 설득해야 하는지, 말도 안 되는 질문들로 말도 안 되게 따져 묻는다. 밤이 되면 또 술에 취해 전화를 걸고, 내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설득과 달램에 지친 마음은 상대방의 의지를 강요하는 진상이 이어진다. ‘이런 화상!.. 2013. 1. 26.
[신간 알림]축하해주세요! 저의 첫 책이 나왔습니다. >.<// 꺄아악!! >.시/에세이 저자 : 미니 출판 : 스마트북 2013.01.10상세보기 2013. 1. 12.
[감성포토 #24]나는 야구왕 일번타자 나온다 시작이다 마운드의 싸움은 투수가 공을 움켜줬다 타자를 노려본다 어이없이 홈런을 주면안돼 사구도 안돼 눈도 떼지않고 고개들어 사인보며 끄덕끄덕 이제부터다 마지막 승부는 9회말 끝까지 마음을 놓지마라 혼신을 다해서 투구 투구하는 멋진 투수 도루 도루 도루 도루 도루다 놓치지마라 직구가 아니다 변화구다 내 볼을 받아봐라 수위타자 나온다 힘을내라 홈런을 쳐라 타석에서 방망이를 들고 투수를 노려보네 상대에게 자신을 잃으면 안돼 병살타도 안돼 구경꾼들의 함성소리 마음 뺏겨서도 안돼 언제부턴가 야구의 묘미는 9회말 아직도 기회는 많이 있다 폼도 멋이있게 달려 달려 도루 도루 도루 도루 도루다 잡히지 마라 첫다하면 홈런이다 강타자 잡아봐라 시합은 끝나고 적막이 찾아드는데 운동장에 서있는 외로운 한사람 .. 2012. 11. 17.
[감성포토 #22]순대국밥 그렇게도 많이 순대국밥을 먹으러 다녔었다. 너와 내가 함께 먹은 순대만 이어붙여도 북한산성을 두를 수 있을만큼. 너는 나처럼 술을 즐기지 않았지만 해장으로 국밥을 찾는 나만큼이나 순대국밥을 좋아했었다. 자그맣게 밥 한술 떠 국물에 적셔 후후 불며 의식을 치르는 듯 천천히 입 안에 들여넣던 너. 열기를 식히는 입바람 소리와 허겁지겁 먹어대는 게걸스런 소리가 여느 오케스트라의 연주 못지 않게 자욱한 안도를 주었다.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어찌할줄 몰라 연신 뒤로 넘기다 아예 질끈 묶어버린 너. 니가 남긴 국밥은 난 너의 마음인줄도 모르고 마냥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다. 너의 소리 너의 덤 너의 머리카락 국밥집에서 이젠 볼 수 없는 것들. - 제주도 순대국밥집에서 - 2012. 11. 8.
[감성포토 #21]우리라는 무대 불이 켜지기 전 무대는 칠흙같은 시골길처럼 까마득하다. 내가 너에게 처음 마음을 두었을 때처럼. 서서히 핀조명이 켜지고 주위를 잔잔히 밝히면 무대 위의 배경과 소품이 하나씩 드러난다. 니가 나에게 마음을 주었을 때 내 세상이 환해졌을 때처럼. 배우들이 주어진 역할과 대사에 충실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감정을 북돋는다. 우리가 간드러지게 웃었던 날들, 진절머리나게 다투었던 날들처럼. 클라이막스를 지나면서 점점 궁금해진다.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조금씩 지쳐가는 우리의 끝은 어떨까. 배우들이 손을 잡고 나란히 인사를 하고 언제 그랬냐는듯 무대 뒤로 홀연히 사라진다. 우리는 손을 잡고 마지막을 나누며 장기 공연에 들어갈까 이대로 관객들에게 잊혀질까. 한가지 다른 점은 우리가 배우이고 우리가 관객이라는 것. 2012. 11. 5.
[감성포토 #20]Yes, I do 후회하지 않을수 있나요 아무것도 없는 우리 둘 시간이 지나서 다 없어진대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I do 오랫동안 견딜 수 있겠죠 많이 아픈 나의 그대여 아무리 뭐래도 뭐라한대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I do, oh, yes I do 나 기도할께요 나의 사랑이 이 못난 내가 택한 나의 사랑이 오 영원하기를 또 영원하기를 시간이 지나서 잊혀진대도 난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I do, oh, yes I do - The one 2집 中 I do 가사 - 2012. 11. 2.
[감성포토 #19]그런 카페 드라마에선 항상 이런 장소가 나오지. 한 남녀가 우연히 처음 만나게 되고 모종의 상황과 아픔 때문에 그 장소에서 헤어지고 다시 그곳에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에 성공하는 그런 장소. 어느 커플이나 이런 곳에 대한 추억이 있을테지. 솔직히 난 운명을 약간 믿기는 해. 조작된 필연이든 진실된 우연이든 일단 결과적으로는 맺어진거잖아. 안그래? 그래서 말인데 이번 너의 이별 선언은 이런 정형을 깼으면 좋겠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 절대 그런 얘기는 꺼낼 수 없을 것 같은 곳. 요즘 개그프로그램에서도 나오잖아. "우리 헤어지자." "그 말을 꼭 순대국집에서 해야돼?" 아아, 꼭 순대국집이 그렇다는건 아냐. 다만 이별을 얘기하는 장소는 무언가 특별하다거나 둘만의 의미가 있다거나 그런 얘기를 할 것 같은 장소가 분.. 2012. 10. 23.
[감성포토 18#]그날들 너와의 시간을 그 하루들을 짧게 기록했다. 내 머리 속에 젖은 집게로 걸어놓았다. 촉촉히 젖은 기억들이 방울지어 떨어질 때마다 손을 내밀어 꺼내보았다. 너와의 시간들 그 하루들이 말라간다. 옹기종기 들어앉은 수많은 기억들이 작은 바람에 바스라질 때마다 나는 어찌할줄 몰랐다. 이럴줄 알았으면 절대 마를 일이 없도록 심장에 걸어놓을걸. 2012. 10. 18.
[감성포토 #17]비행하는 법 가만히 서있는 상태에서 두발의 힘을 천천히 뒤로 빼고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반드시 고꾸라지지 않고 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마치 바닥에서 엄청난 강풍이 나를 받쳐준다든지 무중력 상태에 있다고 마인드 콘트롤을 하는 것이다. 마음을 확실히 잡았으면 다시, 천천히 두 다리를 뒤로 띄우고 상체를 앞으로 눕힌다. 앞으로 넘어지지 않고 조금씩 수평으로 떠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서두르면 안된다. 아직 익숙치 않으니 섣불리 전진하려 했다간 균형을 잃고 바로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조금 더 그 상태로 머물러라. 그리고 그 느낌을 잘 기억하라. 체화한 기억은 뇌에서 사라지더라도 몸이 기억을 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시도할 때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충분히 공간감을 익혔다면 양 팔을 앞으.. 2012. 10. 15.
[감성포토 #16]Mission Possible "가능한 것을 꿈꾸지 말고 불가능한 것을 꿈꿔라"는 한 광고 카피를 보았다. 탁월한 카피 한줄이 머리를 때렸다. 그렇다. 가능한 것은 누구나 꿈꾸지만 불가능한 것은 대부분 꿈꾸지 않는다. 왜? 불가능의 "不"이 뿜어내는 위압감에 매어 있으니까.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不"이라는 단어가 "결코, 절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붙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잘못된 인식이다.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이런 일을 한번씩은 겪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A : "이런 아이템 어때? 괜찮지 않을까?" B : "에이 안돼~ 요즘 누가 그런걸 하겠어. 절대 안돼 절대!" 결과는? 물론 실패의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성공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지 절대.. 2012.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