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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찍그림..그리고 글임

[감성포토 #21]우리라는 무대

by 육아육아 2012. 11. 5.

 

 

 

불이 켜지기 전 무대는 칠흙같은 시골길처럼 까마득하다.

내가 너에게 처음 마음을 두었을 때처럼.

 

서서히 핀조명이 켜지고 주위를 잔잔히 밝히면

무대 위의 배경과 소품이 하나씩 드러난다.

니가 나에게 마음을 주었을 때

내 세상이 환해졌을 때처럼.

 

배우들이 주어진 역할과 대사에 충실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감정을 북돋는다.

우리가 간드러지게 웃었던 날들,

진절머리나게 다투었던 날들처럼.

 

클라이막스를 지나면서 점점 궁금해진다.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조금씩 지쳐가는 우리의 끝은 어떨까.

 

배우들이 손을 잡고 나란히 인사를 하고

언제 그랬냐는듯 무대 뒤로 홀연히 사라진다.

우리는 손을 잡고 마지막을 나누며

 

장기 공연에 들어갈까

이대로 관객들에게 잊혀질까.

 

한가지 다른 점은

우리가 배우이고

우리가 관객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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