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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28

# 아빠의 변화 매일 너와 말을 하고는 있지만 근거가 남지 않는지라 이곳을 종이 삼아 글을 남긴다. 똑같은 하루가 있겠냐만 그렇게 다른 하루도 수시로 겪지는 않는다. 아빠는 1년 8개월만에 큰 변화를 맞이하였다. 잘 다니던, 그리고 앞으로도 잘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직장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급하게 나오게 되었다.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라 주변은 물론 마음도 준비도 하기 힘들었다. 일주일이 다돼가는 지금까지 나름 추스리고는 있지만 아직도 낯설기만하다. 그 사이 너의 정밀초음파를 진행하였고 건강히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하는데 나의 부족함 때문인지 가장으로서의 책무 때문인지 마음이 편치는 않구나. 이제 곧 이사도 해야하고 새로 받은 대출금을 갚아나가야 할텐데 걱정이 조금씩 앞선다. 10여 년.. 2015. 2. 12.
#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이번 주도 역시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주였단다. 처음으로 네 이모들 및 지인과 스키장으로 스노보드를 타러 갔단다. 아빠는 몇 년동안 보드를 타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지만 네 이모들은 모두 처음이라 아빠가 강사가 되어 타는 법을 가르쳐줬단다. 스노보드는 일정 수준에 오르면 매우 재미있는 스포츠란다. 하지만 그 일정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고통과 시간을 요한다. 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로 눈과의 마찰력을 이용하여 타는 것이기 때문에 고도의 균형 감각을 필요로 한단다. 물론 일정 수준에 오르면 편안한게 바람을 가르며 속력을 느끼며 즐길 수 있다. 네 이모들을 가르치면서 4~5년 뒤에 너에게 스노보드를 가르치는 상상을 해보았다. 너는 아빠를 닮아 운동 신경이 매우 좋을 것 같구나. 구기 종목을 고루 잘하.. 2015. 2. 2.
# 터전에 대하여 점점 일기가 아닌 주기(週記)가 되어가는구나. 머리로는 이미 일년 치 일기를 모두 쓴 것 같은데 역시 몸이 따르지 않으니 결과는 정반대구나. 핑계는 대지 않겠다. 모두 나의 의지의 문제이기에 반성할 뿐이다. 이제 이사에 대한 대소사들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이삿날이 아주 길한 날이라고 하여 이삿짐센터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였지만 조만간 잘 결정되리라 생각한다.(포장이사를 300만원 부르는 곳도 있었단다.) 하늘이 무너질만한 일도 아니기에 솟아날 구멍은 어디에든 있다고 본다. 오늘은 네 엄마와 동네 카페에서 인테리어에 대한 얘기를 오랫동안 나누었다. 조명이며 액자며, 각종 가구들의 배치까지 거의 결정을 하였다. 물론 직접 가게 되면 지금의 생각과 달라질 것들이 있기 마련이므로 어떻게 보면 '재미삼아' 하는.. 2015. 1. 25.
# 몇 가지 결정들 이번 주는 글이 뜸했다. 여러 가지 결정을 하기 위해 네 엄마와 많은 일을 하였다. 삶이란 언제나 결정의 연속이지만 긴 계획을 결정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장고(長考)가 필요하다. 일상의 범주를 벗어나 큰 결정을 하는 것엔 시간과 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먼저 이사갈 집을 계약하였다. 네가 태어나 살 첫번째 집이자 우리가 결혼 후 하는 첫번째 이사다. 원래 계약을 하려고 했던 곳이 다른 사람에게 먼저 계약이 되는 바람에 그곳보다 더 깨끗한 집을 구하게 되었다.(개인적으론 너의 계시라고 생각한다.) 이런걸 보면 사람이든 사물이든 인연이란 것이 있는가보다. 주중에 네 엄마가 먼저 보고 마음에 들어하여 계약금을 걸었고 오늘에서야 나도 함께 가보았다. 그리고 네가 태어나자마 2주일 간 지낼 산후조리원을.. 2015. 1. 18.
# 나의 아들아 니가 아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자랑스레 쩍벌남의 위용을 보여주었구나. 가족 중에 외할아버지와 네 엄마가 제일 좋아한다. 왜 그런지는 네가 훗날 커서 물어본다면 말해주마. (별 것 아니긴 하다만 ^^;) 양수도 충분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즐겁고 그렇구나. 다만 네 성장 외형이 평균상 100명 중 60등이라는 것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기(大器)는 만성(慢成)이랬다. 자그마한 것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아빠가 되겠다. 많은 부분을 우리에게서 이어 받았겠지만 더 많은 부분을 태어나면 채워주겠다. 요즘은 이사 관계로 정신이 없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게 너무 많구나. 새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조금씩 속도를 높여야 해서 1~2월은 아주 바쁜 나날들이.. 2015. 1. 11.
# 이사 준비 네 엄마와 이사갈 집을 보고 왔다. 2월 말에 이사가는 곳은 너에겐 첫 보금자리가 되겠구나. 나와 엄마의 생활만을 위한 집이 아닌 너와 함께 할 집이라 생각하니 조금 더 신중해지고 좋은 환경의 보금자리를 염두하게 된다. 신대방삼거리역과 상도동의 부동산을 서너곳 방문하였으나 전세난으로 인해 우리가 원하는 조건의 매물은 없다고 하더구나. 아빠는 오랜 자취생활로 인해 이사에 큰 부담은 없는데 네 엄마는 그런 환경에서 자라오지 않아 낯설어 하고 힘들어 하는구나. 이번에도 집이 없는 설움이 계속 되고 있지만 근미래를 봤을 때 장기대출로 집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 생각되어 구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치 앞도 모르는 삶인데다 여러 통계와 분위기를 보아 20~30년 상환 대출은 아무래도 아니지 싶다.) 아빠 .. 2015. 1. 4.
# 자랑스런 너의 아빠가 될 2015년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너를 보게 될 날이 반 년 앞으로 다가왔다. 아마 올해 말일에는 너와 함께 케잌을 자르는 사진을 포스팅 할 것 같구나. 살면서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 명제를 언급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너로 인해 그런 마음을 가져보려 한다. 내가 보아온 세상을 너에겐 따듯하게 전해보고자 한다. 삶이란 것이 고통의 연속이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기에 너에겐 그 가치를 제대로 알게하고 싶다. 나 또한 너로 인해 성장해나갈 것이다. 한 여자의 나자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너의 아빠로서 자랑스런 한 사람이 되어보고자 한다. 다만, 장담하진 않는다. 그럴 수 있도록 최대한 힘써볼 뿐. 을미년, 청양띠의 해라고 한다. 나의 아.. 2015. 1. 1.
# 네가 먹은 것은 무한리필 고기 오랜만에 치과 진료를 받았다. 몇 년간 시린 이를 방치하다가 오늘에서야 스케일링과 전반적인 진단을 받았단다. 그 결과 약 100여 만원의 가견적이 나왔고 네 엄마와 상의를 하다가 너무 많은 금액에 보험을 들고 나서 치료를 받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론 모두 보험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서 현재로써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인 것 같아서 그리 결정하였다. 정오가 넘은 시간에 네 엄마와 합정에서 만나 네 엄마가 알뜰하게 모은 앱포인트로 햄버거를 교환해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햄버거라며 네 엄마는 행복해했다. 너도 처음 먹어본 햄버거 맛은 어땠는지? 자주 가는 북카페로 가서 네 엄마는 책을 읽고 나는 공부를 하였다. 돈을 들여 배우는 것이 시간상으로 빠르긴 하지만 굳이 학원을 다닐 생각.. 2014. 12. 27.
# 워킹 크리스마스 특별히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 성격이기에 어제 소소한 이브 파티를 끝으로 더 이상의 행사는 안하는걸로! 사실 크리스마스의 본질은 이미 온데간데 없고 연말 전의 들뜬 행사로만 많은 사람들이 수행을 하고 있기에, 그리고 석가탄신일엔 이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서 왜 크리스마스엔 유독 이벤트성 행사를 강요 하는지에 대한 반감 때문에 더 더욱 거부감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카페에서 일을 했다. 일요일까지 5일 연휴지만 연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 부득이하다. 더군다나 잘해야 한다는 좀 더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업무이기에 모르는 부분까지 공부 해가며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항상 그래왔듯 스스로 공부하며 습득하는 습관이 배인 탓에 이 또한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 2014. 12. 26.
# 조촐한 크리스마스 이브 2014년도 이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맞는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별다른 일없이 하루종일 잠만 잤다. 원래는 가락시장에 가서 사진도 찍고 현장조사도 하고 카페에서 일을 좀 하려 했지만 엄마가 외출 준비하는 사이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자는 바람에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제법 날카로운 날씨를 뚫고 케잌을 사고 장도 보았다. 천천히, 그러나 배부르게 먹은 후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잔잔한 동화같은 내용이라 너도 재미있게 잘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내일은 좀 추워진다고 하지만 네 엄마도 오늘 못간 처가를 내일 간다 하고 나도 오늘의 게으름을 내일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만회하려 한다. 너와 함께한 우리 가족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이브. 즐거웠길 바란.. 2014.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