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걸림돌에 넘어진다. 그것들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내가 스스로 다가가 걸려 넘어진 것이지만, 조심성을 질타하기에는 그 부주의 자체가 자신이 처한 처지와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걸림돌만 찾아내며 걸어가다간 제대로 길을 가지 못할 것이다. 제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생각지 못한 또 다른 돌에 걸려 넘어져 까지고 멍드는 인생, 순간의 불운에 약이 올라 발길질을 해보지만, 애꿎은 발등만 또 한 번 까지고, 멍드는 서러움에 차라리 일어나고 싶지 않은 순간들도 있다.
멍든 육신을 지친 다리로 절며절며 다가선 인생의 결정적 순간, 기회의 강 너머에서 내게 손짓하는 행운. 하지만 강물을 가로지르기엔 그 동안 겪은 숱한 좌절의 기억들이 용기를 방해한다. 그 동안 겪어온 숱한 실패의 경험들이 이겨낼 수 없는 물살임을 직감한다. 그 때 질기게 날 따라온 눈치 없는 걸림돌들이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 모질고도 잔인한 운명임을 탓하려는 순간, 그것들은 강물에 몸을 던져 디딤돌이 되어준다. 그 동안은 그렇게도 나를 걸고넘어지던 그들이 이제 자신을 밟고 넘어가란다.
우리는 그렇게 강을 건너 행운을 움켜잡는다. 이제 결코 미워할 수 없게 돼버린 그들에게 이유를 물으려 돌아서지만, 돌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강물은 여전히 세차게 흐르고 있다.
끝내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인류에게, 이 이야기는 하나의 전설이 되어 내려오게 되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 5. 절망, 그 역설의 미학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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