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부터 너에게 태교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제 12주 차에 접어드는 네가 선율을 느낄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아직 몇 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는 네가, 뇌가 형성 되지 않은 네가
이 달콤하고도 고요한 음표들의 미끄럼을 느낄 수 있다고 하여 들려주기는 한다만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오늘은 네 엄마와 구운 치킨을 먹었다.
튀긴 치킨은 좋지 않다고 하여 구운 치킨을 먹었는데
예전엔 맛있다고 하더니 오늘은 탄 냄새가 난다며 몇 조각 먹질 못했다.
일찍 잠에 드나 싶더니 오래지 않아 일어나 또 올리기 시작하는구나.
잠잠해질만 하면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양이가 살짝 밉기도 하다.
아빠는 오늘 창조경제 박람회를 보러 코엑스에 다녀왔다.
대통령의 경제 캐치프레이즈가 걸려있어서 그런지 지금까지 봤던 전시회 중에 제일 규모가 큰 것 같다.
또, '창조'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그런지 요즘 주목받고 있는 벤처 업체들은 모두 모인 것 같았다.
모두 나보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리라 생각된다.
약 10여 년 간 직장 생활만 하다보니 타성에 젖어 굳어버린 머리와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 나 자신과
비교되는 그들의 몸짓을 보니 새삼 나의 20대가 부끄러워졌다.
30대 중반이긴 하지만 아직 젊음의 피가 끓어오르기에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노력하려 한다.
아양이가 아빠에게 힘을 주렴.
주말에 접어들었지만 일정이 많아 편히 쉬지는 못할 날들이다.
하지만 너는 뱃속에서 엄마와 편히 쉬면서 쑥쑥 자라길 바란다.(엄마 좀 살살 괴롭히고 ㅠ.ㅜ)
< 네가 들은 음악 목록.L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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