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어둠 속에 있는 자들에게 그깟 어둠의 밝기가 뭔 상관이란 말인가? 어차피 밤의 가운데 어디쯤 있는지도 모르는 자들에겐 하나같이 짙은 어둠일 뿐이다. 동이 터오기를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은 매 순간이 최고의 어둠이기를 바랬지만 새벽은 너무도 멀리 있다.
‘최악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로 최악은 없었다. 삶의 최악은 늘 갱신이 되고 있었다. 힘겨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했던 마음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장에 마주한 힘겨움이 언제나 최악이기를 바랬다. 이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기를 바랬지만, 보이지 않던 어딘가에 또 내려갈 곳이 존재했다. 최악 또한 너무도 멀리 있었다.
‘어제는 히스토리, 오늘은 선물, 내일은 미스테리’
그 선물이란 것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일방적인 선택이었다. 내게는 히스토리가 된 어제와, 미스테리로 기다리는 미래, 히스테리로 지나치는 오늘뿐이었다. 내가 살고 싶던 삶은 여전히 멀리 있었다.
내 자신보다 시간에게 더 강한 권리가 주어지는 때가 있다. 피를 토하며 피력하는 나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가 된다. 그렇게 시간의 독재가 계속되고 있었다. 시간의 편에 서서 역사의 심판을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 시간의 독재를 막기 위한…….
- 5. 절망, 그 역설의 미학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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