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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걷고있는 여행자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완득이

by 육아육아 2013. 3. 15.

 

‘나처럼 완벽하게 불쌍한 새끼’

영화 「완득이」에서 도완득의 대사였다. 업소와 시장을 돌며 근근이 살아가는 장애인 광대인 아버지, 얼굴은 기억도 나지 않는 집나간 어머니, 그 자신은 한국과 필리핀의 혼혈, 태어날 때부터 늘 함께였던 가난, 꿈도 희망도 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 완득이에게 삶이란 그야말로 완득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저런 인생도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누군가는 영화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에 공감하거나 감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완벽한 불쌍함의 설정에도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놓는 누군가도 있었을지 모른다.

‘너는 부모라도 있지.’

‘너는 학교라도 다니지.’

‘너는 사지라도 멀쩡하지.’

또한 먹고 사는 일도 여유가 없어 영화라는 매체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할 것이다.

어른들은 말한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서 내 운명은 얼마나 다행인가를 생각하면서 살라고……,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것 같고, 내가 제일 힘든 것 같고……, 나보다 못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서 나보다 나은 점을 찾고 있는 이 어리석은 마음은 뭐란 말인가? 나는 완득이 보다는 좀 더 나은 불행을 살면서도 완득이 역의 영화배우와 같지 않은 내 외모와 젊음을 탄식했다.

 

- 1. 청춘, 결코 푸를수만은 없는 시절 中 -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미니
출판 : 스마트북 20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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