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 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겠지
김광석의 「일어나」 도입부분이다. 서태지의 철학으로 자라난 세대이기에 어린 시절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가수였지만, 나름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던 입장이었기에 ‘공부’로 듣던 음악이다.
우리나라 가요는 ‘사랑 타령’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거의 모든 노래의 주제가 사랑이다. 그 감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던 어린 시절에도 이런 노래들을 즐겨 부르곤 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그 감성들을 체험할 시간들을 보낸 후에는 추억으로 다시 부르곤 한다.
하지만 가요 중에는 주제가 사랑이 아닌 명곡들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들이 다가온다. 「비상」, 「사노라면」, 「질풍가도」, 「거위의 꿈」, 「흰수염고래」, 「넌 할 수 있어」, 「나는 문제없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우리의 삶이 사랑만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듯, 내 지금의 현실을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수많은 노래들이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리고 김광석의 「일어나」가 다시 들려왔다. 내 나이 ‘서른 즈음’ 에…….
노래들을 핑계 삼아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1. 청춘, 결코 푸를수만은 없는 시절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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