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이별이 아픈 이유는 한 쪽은 이별의 의지가 없지만, 그 자신에겐 선택권도 없다는 사실이다. 차갑게 돌아선 마음 뒤에서 울고 있는 내 가슴은 아직도 뜨거운데,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소금이 되어 떨어지도록…….
어차피 이별인 것을……, 머리로는 쿨하게 보내주어야지 생각하면서도 가슴으로는 쉽게 사랑을 떠나보내질 못하고 온갖 궁상을 떨고 만다. 어차피 이별이기에…….
사랑은 서로 했고, 나 또한 상처를 받았는데, 왜 나만 이토록 구질구질하게 사랑을 구걸하고 설득해야 하는지, 말도 안 되는 질문들로 말도 안 되게 따져 묻는다. 밤이 되면 또 술에 취해 전화를 걸고, 내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설득과 달램에 지친 마음은 상대방의 의지를 강요하는 진상이 이어진다.
‘이런 화상!’
스스로도 마지막 자존심까지 지키지 못하는 어리석음임을 알면서도 이미 입은 뇌의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다. 결국 의도치 않았던 치사하고 못난 말들로 다시 상처를 주며 그나마 남아있던 일말의 가능성, 한때나마 사랑했던 서로간의 정도 사라져버린다.
한 때는 서로가 없으면 죽고 못 살 것 같던 사랑이 서로를 죽일 듯한 처절한 미움으로 변해버린다. 곰살맞던 사랑의 기억은 사라지고 지랄맞은 이별로만 기억하는 아픈 사랑이 되어버린다. 이쯤 되면 이미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처럼 되어가지 않는 상황에 약이 바짝 오른 자애감이다. 다 사랑해서 그런 것이라고 둘러대지만 실상 자신이 아프기 싫어서 저지른 이기심일 뿐이다.
- 2. 사랑, 엇갈린 너와나의 이야기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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