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84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Conversation – 고백 그리고 거절 주입식 교육의 폐해 중 하나, I'm sorry에 대한 대답은 무조건 that's all right 이나 it's ok 로 배웠다. 가슴을 틀어막고 있던 힘든 짝사랑이 입술을 비집고 나와 버렸다. “좋아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너무도 진실된 한 마디가, 당신으로 가득 차 있는 가슴의 빈틈을 파고든다. “미안해요!” 그리고 반사적으로 말한다. “괜찮아요!” 결례는 이쪽에서 했는데, 사과는 저쪽에서 하고, 용서와 이해를 이쪽에서 하는 상황에 맞지 않는 대화. 괜찮지 않은 마음을 애써 달래며 말을 이어가지만 이미 침착한 어조는 아니다. 관심으로 다가갔지만 그저 호의로 받아들이고, 베풀어진 작은 친절에 오해의 썰을 풀어놓기도 한다. 진심은 통한다? 물론이다. 하지만 상대를 향한 감정이 진심인 만큼 상대방의 정중.. 2013. 4. 12.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서울 서울 서울 65.8%라는 전무후무한 시청률을 기록한 「첫사랑」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당시 이 드라마는 초반부 주인공들의 학창시절을 춘천에서 촬영을 했다. 나 역시 고등학생이었고, 배경이 된 학교가 내가 좋아하던 친구가 다니던 곳이었기에, 내게는 어떤 동질감을 느끼며 보았던 성장드라마와도 같은 작품이다. 당시만 해도 신인이었던 배용준과 차태현이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을 향해가는 장면이 나온다. 서울을 향해 악셀을 당기던 그들에게는 아무 이유도 없었다. 그저 젊음의 방향과 서울이란 공간이 맞닿아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울로 가지 않았다. 갑자기 멈춰서 물끄러미 서울 쪽을 바라보며, 훗날을 기약하는 듯한 서글픈 표정을 도로위에 남긴 채, 다시 춘천으로 돌아간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 2013. 4. 7. [서울나들이 #9]서울 한복판의 초대형 시장 - 광장시장 아니!! 아직도 광장시장을 안가보셨다구요? 이런이런 ㅠ.ㅜ 종로에서 이런 멋진 데이트 장소이자 구경거리이자 맛집이 즐비한 거리를 아직 안가보셨다면 당신은 서울을 아직 모르는거랍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광장시장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 광장시장의 공식 주소는 서울 종로구 예지동 6-1 (창경궁로 88)입니다. 차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저와 여친은 광장시장 내 카페(종로5가역/광장시장안 쉼터 카페 디아떼)에서 두어시간 놀다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시장 내부로 들어섰습니다. 예상대로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맞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고루고루 섞인(?) 인파를 보니 7~8년전에 처음 왔을 때와는 또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2013. 4. 4.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가지 못한 자들의 변명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내가 처한 상황을 몰라주는 듯한 상대에게 푸념을 늘어놓지만, 남들이 처한 상황이 어떤 지는 관심을 가져본 적은 있는가? 조금만 관심을 돌려도 슬픔과 아픔의 사연은 주변에 넘쳐난다. 하지만 어떤 경우가 다른 입장으로 이해될 수는 없는 법, 누구나 자기가 처한 상황이 가장 힘들다고 착각하며, 지인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자신보다 더 힘든 사연에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너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다소 무너져 있는 스스로를 허락하며, 주변 사람들의 이해를 강요한다. 이런 심리는 꿈의 실현과정으로도 이어진다. “그 일이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어차피 자신의 선택이었고 결과 역시 자신의 몫인 것을, 왜 남들이 그 어려움을 알아야 하는가? 알아준들 또 뭐가 달라지겠는가? 하.. 2013. 4. 3.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디딤돌이 된 걸림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걸림돌에 넘어진다. 그것들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고 내가 스스로 다가가 걸려 넘어진 것이지만, 조심성을 질타하기에는 그 부주의 자체가 자신이 처한 처지와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걸림돌만 찾아내며 걸어가다간 제대로 길을 가지 못할 것이다. 제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생각지 못한 또 다른 돌에 걸려 넘어져 까지고 멍드는 인생, 순간의 불운에 약이 올라 발길질을 해보지만, 애꿎은 발등만 또 한 번 까지고, 멍드는 서러움에 차라리 일어나고 싶지 않은 순간들도 있다. 멍든 육신을 지친 다리로 절며절며 다가선 인생의 결정적 순간, 기회의 강 너머에서 내게 손짓하는 행운. 하지만 강물을 가로지르기엔 그 동안 겪은 숱한 좌절의 기억들이 용기를 방해한다. 그 동안 겪어온 숱한 실패의 .. 2013. 3. 30.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행복의 변증법 숱한 철학자들과 종교인, 문인, 예술가들이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글을 써왔지만, 인류는 아직도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글을 써가고 있다. 그 만큼 행복의 의미는 상대적이고 개인적이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견해만큼 진실이 존재한다.’ 행복을 정의한 말은 아니지만, 현상학자 후설의 이 한 마디가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희망이 실현되면 그것은 더 이상 희망 사항이 아니 듯, 자신이 생각한 행복이 실현되면 지금을 행복으로 느끼지 못한다. 힘겨웠던 날들을 돌아본다면 이 만큼 살고 있는 것에도 행복을 느껴야 함이 당연하건만 언제나 더 큰 행복을 갈망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손을 내밀면 그 만큼의 거리로 멀어지는 행복, 우리는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행복으로 착각하며 정의하고.. 2013. 3. 26. [시청역 카페/작은숲]숲커피플라워 오늘은 제 인생에 굉장히 의미있는 날이었습니다. 처음하는(물론 두번하면 안되는 ㅋㅋ)상견례를 했거든요. 좋으신 분들과 즐거운 자리 가져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5년의 연애기간동안 저랑 여친은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을 자주 봐와서 큰 긴장이 안될줄 알았는데...되더군요..전날 잠이 잘 안오더라구요. 이상한 악몽도 꾸고 ㅎㅎ 롯데호텔에서 상견례를 마치고 근처 커피숍을 미리 알아봤더랬죠. 그래서 방문한 곳이 바로 이곳 숲커피플라워입니다. :) 생각보단 아담해서 살짝 놀래긴 했는데 들어서는 문부터 유럽의 오래된 카페에 들어서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 자전거는...소품일까요 사장님의 애마(?)일까요? ㅎㅎ 약 30여석의 좌석이 마련돼있습니다. 그런데 천장이 높아서 그런지 그리 작아보이진 않더군요. 왼쪽의 벽.. 2013. 3. 25.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오답노트 괴테는 말한다. ‘진리와 오류가 같은 원천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이상하지만 분명한 사실이다.’ 정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오답이다. 그 역시 언젠가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오답이 ‘틀렸다’라는 확인 이외의 아무런 정보가 되지 못 한다면 그 동안 자신의 노력도 허사가 되는 것이다. 왜 틀렸는지를 아는 것으로서 앎은 완성이 되는 것이고, 삶의 문제 있어서는 그 과정 자체가 정답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우연히 맞힌 정답조차 ‘맞았다’라는 이유로 돌아보지 않는 점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지금의 오답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린 이런 오답을 쉽게 지나치며 생각한다. ‘다음부터 안 그러면 되지.’ 그러기 위해서 틀린 지금을 돌아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에도.. 2013. 3. 22.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잘못된 만남 태어나 처음 사귀어 본 그녀는 내 친구를 더 좋아했다. 그 친구는 아주 잘 생기고 공부도 잘 하는 모범생이었고, 모든 면에서 나보다 나았음은 지금도 인정하는 바이다. 나는 녀석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그녀의 단짝 친구를 소개시켜줬고, 그 이후로 넷이서 만나 어울리는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나와 그녀의 사이가 멀어지고 있을 즈음부터 나는 그 친구에게서 그녀의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녀석은 가끔씩 나에게 말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편하다고……, 그 때까지는 그게 무슨 의미인줄을 몰랐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당구장을 운영하고 계셨다. 그녀와의 만남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즈음, 나는 그 당구장을 무작정 찾아갔다. 그 녀석과 또 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내가 그날 왜 그런 짓.. 2013. 3. 18.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완득이 ‘나처럼 완벽하게 불쌍한 새끼’ 영화 「완득이」에서 도완득의 대사였다. 업소와 시장을 돌며 근근이 살아가는 장애인 광대인 아버지, 얼굴은 기억도 나지 않는 집나간 어머니, 그 자신은 한국과 필리핀의 혼혈, 태어날 때부터 늘 함께였던 가난, 꿈도 희망도 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 완득이에게 삶이란 그야말로 완득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저런 인생도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누군가는 영화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에 공감하거나 감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완벽한 불쌍함의 설정에도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놓는 누군가도 있었을지 모른다. ‘너는 부모라도 있지.’ ‘너는 학교라도 다니지.’ ‘너는 사지라도 멀쩡하지.’ 또한 먹고 사는 일도 여유가 없어 영화라는 매체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2013. 3. 15.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