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일까요...삼청동에 묻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암동이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면서 새로운 데이트 명소로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위키백과에 부암동의 유래를 찾아보니 과거 이 지역에는 높이 약 2m의 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에는 자신의 나이만큼 돌을 문지르면 손을 떼는 순간 바위에 돌이 붙고, 아들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부암동'이라는 지명은 이 바위가 '부침바위'(付岩)라고 불렸던 데에서 유래했다라고 돼있네요.
겨울을 준비하는 11월의 어느 주말에 집에서 먼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큰맘 먹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왠지 겨울엔 오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ㅎㅎ
붉게 물든 낙엽과 아직 생명을 놓지 않으려는 나뭇잎의 대조가 눈에 띕니다. 자연은 항상 많은 가르침을 주는 존재이지요. 미추를 떠나 내재된 속성을 가만 생각해보면 인간의 인생과 다를바 없는 모든 생물의 이치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걸 알아보고 간건 아니었었는데 운좋게도 박노해 시인의 무료 사진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내년 2월 말까지이니 생각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규모는 작지만 잠시라도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사진전임은 틀림 없습니다.
보시는대로 카페 라 갤러리에서 주최하는 무료전시회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주 목날은 휴무이니 허탕치는 일 없도록 일정을 짜시면 될듯 합니다.
쌀쌀하지 않았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단 사람들이 없더군요. 그래도 내심 겨울 초입에서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서둘러 데이트를 많이 올줄 알았는데 제 생각이 틀렸나봅니다 ㅎㅎ
카페 라 갤러리 건물 구조입니다. 연구실...은 어떤 연구실일까요? ㅎㅎ 전시회만 잠깐 보고 카페는 이용하지 않은터라 잘 모르겠네요 ^^;
역시 아름다운 데이트 코스길에 있는 커페답게 소박함과 아기자기함이 느껴집니다. 포근하더군요 마음이. 전시장은 갤러리 입구로 들어가 오른쪽 문을 열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박노해 시인에 대해 저도 이름만 알고 있는정도였는데 시인이자 평화운동가 그리고 혁명가라고 소개해놓았네요. 시인이자 혁명가...마치 일제시대의 어느 분을 보는 것 같네요 ㅎㅎ
자신의 생의 목표와 목적을 피력해놓았습니다. 절절하면서도 열정이 느껴지고 자유로운 영혼임을 천명해놓았네요. 마음에 드는 문장입니다.
글이 잘 보이시는지 모르겠지만 참 마음 아픈 시입니다. "세상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그 어디에도 기댈 곳도 없고 돈 없으면 죽는구나 그날 이루 삶이 두려워졌어요"
라는 단락이 있네요. 꾸밈이 없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읊조리는 어투가 참으로 절절합니다.
연락처를 남기면 박시인의 전시 소식과 시를 보내준다고 하네요. 이정도면 라 갤러리와 박노해 시인이 어떤 관계가 있나 봅니다. 이런 관리라면 분명 본인이 직접 하지 않더라도 운영을 하는 분이 따로 있다는 얘긴데...ㅎㅎ
아래부터는 전시된 몇점의 사진과 설명입니다. 코멘트 없으니 천천히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전시회의 부흥을 위해 몇장만 포스팅합니다.
전시한 사진들을 모아 빠알간 얼굴을 가진 사진집을 만들었습니다.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테 판매용이었는지 전시용이었는지 모르겠네요. ㅜ.ㅠ
아...판매용일 가능성이 많네요 ㅋㅋ 보시는대로 비영리사회단체에 수익금이 기부된답니다. 참여해주실거죠?
이 사진전에 대한 소개와 박시인의 여정이 세계지도(우와 @.@)에 자세하게 표시돼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곳을 유랑하신 것 같네요.
박노해 시인의 삶을 낱낱이 적어논 글인데....글의 반이 수감생활로 메꿔져있네요...그리고 노동자를 위한 투쟁과 삶의 현장에서 살아온 발자국들...
많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감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시고 있는 것 같네요. 박노해 시인이 금전적인 부족함 없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용히 도와주시고 있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나무나 꽃이 나올 때면 항상 멘붕에 빠집니다. 도시에서만 자란 탓도 있고 원래 관심이 없었던지라 이름을 알 수가 없네요. 아시는 분 답변 좀 ㅎㅎ(설마 앵두는 아니겠죠? ㅡㅡㅋ)
옛날 국민학교(저는 국민학교 출신입니다 ㅎㅎ)적에 항상 제 엉덩이 밑에 붙어 있었던 의자인 것 같네요. 삐그덕 소리가 가끔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향수란 시각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루트로 찾아오죠.
의외로 외부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알고 보니 카페에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게 아닌가 할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카페를 가보기로 돼있어서 여기선 머물지 않았습니다. 연인의 다정한 모습이 살짝 보이네요.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나눔"이란 글자...성장만을 위해 달려온 우리 부모님 세대가 꼭 한번 생각해보셔야 할 가치가 아닐까합니다. 단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심적으로 안정을 나눌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면 요즘같이 각박한 사회는 조금씩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싶네요.
곶감을 만들기 위해 감을 주렁주렁 매달아 놨네요. 나누는 학교라...학생들의 소행(?)일까요? ㅎㅎ
아직은 땡감이지만 서서히 시간의 속삭임으로인해 맛난 곶감으로 재탄생하게 되겠죠?
평화나눔아카데미는 교육도 하나봅니다. 자세하게 읽어보진 않았지만 궁금하신 분들은 방문해보시면 자연스레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카페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네요. 매..맥주...+_+ㅋ
북악산길 산책로 가는 길에 대한 안내판이 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설레임을 가지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삼청동처럼 식당이나 체인카페들, 쇼핑거리가 있는건 아니었지만 말 그대로 산책로로써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없는 이유도 기타 유흥 시설들이 없어서 그런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반사거울에 비친 석양의 모습입니다. 슬슬 어스름이 찾아오는군요.
경이로운 색을 보여주는 하늘의 모습은 언제봐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색연필로 칠해놓은 듯 눈을 즐겁게 해주네요.
모녀가 데이트를 나온 것 같더군요. 다정스레 팔짱을 끼고 대화하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모녀 관계는 아무래도 가장 아름다운 친구 관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올라가다 보니 반대편에...헉!!! 사실 오늘 이 성곽길을 걸으리라 생각하고 왔는데 아무 생각없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헐...ㅠ.ㅜ 완전 반대편에 웅장하게 서있는 모습을 보고 멘붕의 입구로..크흡..ㅠ.ㅜㅋ 내년 봄엔 꼭 저 길을 걸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산모퉁이 카페 앞에 있는 길 안내도입니다. 심플한 곡선들이 딱 길 잃게 좋게끔 그려져....ㅡㅡㅋ 위의 성곽길은 다른 골목으로 빠졌어야 만날 수 있었던 길이었습니다.
산모퉁이 카페 구경을 마치고 슬슬 배가 고파 다시 왔던 길로 내려왔습니다.
산모퉁이 카페 관련 글은
2012/11/12 - [카페..그리고 쉬는 걸음] - [부암동 카페/커피프린스 1호점]산모퉁이
링크를 클릭하세요.
아까는 그냥 지나쳤던 카페가 조명을 켜고 어두워지는 시점에서 보니 달라보이더군요. 한적하게 연인과 친구끼리 수다를 떨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정류장 밑에 부암동에 대한 지도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커보이는데 직접 걸어보니 생각보단...ㅎㅎ
자가용을 가지고 방문하시는 분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경복궁 역에서 버스 타고 오면 금방 도착하니 길 헤맬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
아마 내년 봄에나 부암동 2탄을 포스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성곽길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ㅎㅎ
버스정류장에서 약 50m 거리에
2012/11/20 - [카페..그리고 쉬는 걸음] - [부암동 카페/커피상점]클럽 에스프레소
카페도 있으니 시간 되면 방문해보시는 것도 데이트 코스로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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